백운산~국망봉 한북정맥 2구간, 2004/05/16, 냠냠
국망봉이 꽤 높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쪼매 긴장한 덕이.
다행히도 철이동상과의 오붓한~ 산행이었기에
내공이 곤두박질 치고 있음에도 용기내어 참가혔다.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지라 한껏 여유부리다...결국 헐레벌떡.
만남시간이 어떻든...거리가 어떻든...마음가짐에 달렸나 보다.
터미널 매표소앞에 철이동상은 보이질 않고
묘령의 여인네만 유난히 눈에 뜨인다.
큰일이다...요즘은 여인네만 보면 눈을 엇다 둬야할지 모르겠으니.
5분 후 잭슨형님 전화...혹시 근처에 오셨나?
터미널에 여자 한 분이 기다리고 있다며 연락처를 불러주시는데,
오늘은 메모할 필요가 없을듯하여 필기구를 준비하지 않았으니 난처하다.
글타구 큰형님께 문자로 날려달라고 말씀드릴 수도 없구~ㅇ.
혹여나 까먹을새라 잽싸게 전화끊고 메모리 후
[통화]를 눌렀는데 처음엔 남자...잘못 눌렀나?...두번째도 다른 남자.
에궁...다시...잭슨형님께 전화...끝에 한자리 X~
사실 매표소앞엔 여자가 한 명 뿐였으니
심증은 99% 였으나...철이동상은 나타나지도 않고
어만데 전화거는사이 나홀로 여인네는 어디론가 뿅~ 사라졌다.
이제와서 나의 기억력을 탓해본들 무었하리요?
그래두 먼길 찾아왔을 손님...헛걸음 하실까봐^^
부재중 통화 남긴 덕분으로 간신히 연락이 닿아 합류~
버스로 1시간 30분을 달려 출발지에 도착.
내공보충제 준비하느라 가게에 잠깐 들렀더니
어느새 철이동상과 손님은 공통분모 쫙~ 그어놓고 방긋~^^~
한북정맥 종주중이라는 손님이 빼먹은 구간 보충하려구 왔다니...
얼마전에 성공적으로 종주를 끝낸 철이동상이 얼마나 반가웠을지...
역시나 첨부터 덕이는 따~ 였다.
원래 꼴찌에서 느릿느릿 오르는 게 취미라지만
오늘은 내공까지 따라주질 않으니 자꾸만 뒤쳐지고...
님들은 뭔 할 야그가 그리 많은지 저만치 앞서가며 쏙딱쏙딱...
의기소침한 것도 잠시,
너무도 평온한 주변 분위기에 더기도 모르게 퐁당~ 빠져들었다.
길은 나홀로 걷기에 딱~ 안성맞춤인 너비에다
초롱초롱 이슬머금은 풀꽃들이 좌우를 가득 메우며 더기를 맞았으니
산길중에 이토록 곱고 사랑스러운 넘을 만나긴 처음이다. (검단~운길산도 짱였지만^^)
더욱 놀라운건 딱~ 안성맞춤 너비 & 풀꽃길이 오전내내 이어졌다는 사실~!
비내린 후 촉촉히 젖은 대지를 온 산 가득 시원한 안개가 감싸주었으니
풀잎사이를 가르며 올랐던 오전 몇 시간이 너무도 행복하였더라.
중간중간 더기를 잽싸게 추월하며 쫀심을 건드리는 님들이 많았으나
어찌 그들이 떠~ㄱ의 한가로움을 방해할 수 있으리요~~~ㅇ
백운산에 도착하니 영철씨와 손님은 벌써 도착한듯 쪼매 눈치를 준다?
참 많은 아찌 & 아줌니들이 더기를 휘리릭~ 추월하여 쪼까 맘 상했다며 얼렁뚱땅~
손님이 포도 먹을꺼냐구 물었다.
웬~ 떡이니...당근 내공위하여 머거야죠^^
몇 일간 얼렸다 가져오면 맛이 끝내주는데
오늘은 하루밖에 안 얼렸다며 너스레를 떤다.
근디 와이리 맛있는 거야요?...찹찹 달콤한 포도맛에 또 뾰~ㅇ.
도마치봉~신로령을 넘어 국망봉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8시 40분부터 4시간 가량 올랐더니 내공도 완전 바닥나고.
손님께 얕보일까봐 신로령 급경사 구간을 낼름(죽을요량으루^^) 올랐더니
초반의 한가로움은 할딱이는 숨소리에 묻혀 찾아볼길 엄따.
역시나 떠~ㄱㅣ 바래는 진정한 산행의 묘미는 느릿느릿 꼬랑지에 있나부다.
삼자합의로 국망봉 쪼매 못미쳐 도시락을 풀었는데...
어라?
이 아씨가 라면 끓이지 말라며 톡~ 한마디.
여려보이고 첨 왔으면서도 욜케 당차게 나오는 손님은 첨 봤지만...
맞는 말이니...철이동상...깨갱하며 곱게 수용한다.
대신 집에서 직접 맹근 쌈장에다 상추/고추 푸짐하게 진열하여
머스마들 배가 빵빵하게 먹고도 쪼매 남았으니...포도에 이어 또 감샤^^
식곤증 탓인지...
공력이 여기까지인지...
점심만 먹고나믄 덕이 내공은 매번 바닥을 헤매이니...
첨부터 끝까지 손님옆을 그윽히 지켜주는 건 역시나 내공짱~~ 철이동상뿐.
개이빨산~민등산~도성고개를 넘어 하산하는 길...
연신 버벅거리다 결국 쭈르룩~~ 하고 말았다.
아직도 손바닥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으나
너무도 사랑스럽던 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 구간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다가오니...영철동상 덕분에 좋은 추억하나 추가요~^^~
요거보고 나두 갈래~ 하는 님도 있을라나요?
그러나 똑같은 산이라도 매번 느낌까지 같으란 법은 없슴다^^
걍~ 오늘 산행...넘 좋다...
活動運化 하는 생생한 봄날의 느낌이 넘 좋다,
촉촉한 봄날, 후덥지끈한 여름날, 장대비 속을 거니는 느낌,
바스락~ 거리는 낙엽, 뽀송뽀송한 눈밭 거니는 기분...넘 좋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기회 닿으면 언젠가 또 만납지요.
* 만남장소 : 상봉터미널, 오전 6시30분
* 산행코스 : 광덕고개(08:40)-백운산-도마치봉-국망봉-도성고개-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