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눈꽃과 함께, 2002/01/01
연말이면 의례히 이벤트 산행이 있었는데...
올해는 초보자(?)를 위한 이벤트 산행이 없었네요.
봉고차만 있었어도 직접 추진해볼까 했었지만 마음 뿐이었고.
정경태님 승용차로 태백산 간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동참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이벤트 산행을 기다렸을 님들께는 괜시리 미안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ㅎㅎㅎ^^)
전날 내린 폭설때문에 승용차를 포기하고 열차편을 알아 보았는데
때마침 증편된 임시열차가 있어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새벽 4시에 태백역 도착.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유일사 입구까지 택시로 이동하여
일출을 볼지도 모른다는 설레임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쉬지도 않고 어쩜 저리도 잘들 올라갈까?
그렇담 덕이도 그동안 숨겨온 내공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겠지요~
공력을 9성까지 끌어올리며 어둑 어둑한 산길을 부지런히 올랐습니다.
헉헉대며 더이상 뒤따라오는 발길이 없음을 확인하고 막 숨을 돌리려는데
이게 웬일??...우리팀은 저만치 앞에서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더군요. 에구~~ 부끄러버라^^
막강 팀웍을 과시하며 남들 두 번 쉴 때 한 번만 쉬며, 우리들은 그렇게 열심히 올랐습니다.
7시가 조금지나고 장군봉이 가까워오자
주위가 붉게 물드는걸 보긴했지만 결국 해돋이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어버린 눈꽃을 보며 정말 잘 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요~
천제단에 도착한 시간이 8시쯤. 서울행 열차 시각은 오후 5시.
시간이 너무나 여유로워 문수봉으로 쭈욱 돌아서 놀며 놀며 내려왔건만
당골매표소에 도착하니 11시 조금 지난 시간.
태백역으로 이동하여 기사식당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는데 서울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관악산에서 멋있는 해돋이도 보고 즐거운 산행을 하셨다고...
먼저 전화주시고 격려해주신 원풍형님께 감사드립니다!
설악산 입산통제 소식을 얼핏 듣고 왔었기에
우열동상의 설악산행이 궁금했지만 여전히 통화가 안되더군요.
남아도는 4시간을 비디오방에서 때우려고 태백시를 이잡듯 헤매었지만, 단 하나 뿐이던 비디오방은 쉰다고 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노점상 아주머니의 강력한 추천으로 만화방에 입장.
온돌방,수면실,샤워실,만화방...맘껏 이용하는데 시간당 1,500원.
특유의 눈웃음으로 '쫌만 깍아주세요!'...해를 더할수록 두꺼워지는 덕이~^^~
맘씨 좋은 아줌마(?) 4시간에 5,000원으로 깎아주더군요.
점순님은 뽀송뽀송한 피부 관리를 위해 잠을 청하고
나머진 만화 보다~ 졸다~ 갖은 기다림끝에 서울행 열차로 무사히 올라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가본 태백산.
태백산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눈꽃을 새해 아침에 원없이 보고왔기에 너무나 뿌듯합니다^^
(2001년 12월 31일)
23:40 청량리역 -> 태백역 임시열차(11,200원)
(2002년 1월 1일)
04:20 태백역 도착, 아침식사 (라면)
05:10 태백역 -> 유일사매표소, 택시로 이동(15,000원=야간할증)
05:30 유일사매표소 도착, 입장료(2,000원), 산행 시작
07:40 장군봉 ->
08:00 천제단 ->
09:40 문수봉 ->
11:10 당골(매표소) 도착, 택시로 태백역까지 이동(5,400원)
11:40 태백역 도착, 점심, 휴식
17:20 태백역 -> 청량리역 임시열차(11,800원)
21:55 청량리역 도착
완전 무장했으니...눈 맞을 준비끝~
점순님의 철저한 팬 서비스~ 눈이 안내리면 손으로 퍼서라도 내리게끔 맹글더군요^^
하얀 눈꽃과 파란 하늘의 절묘한 조화 |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더군요~
때아닌 폭설로 거의 포기했었는데, 하늘이 내려준(?) 임시열차 덕분에 편안히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총무님 曰. 젤루(?) 좋아하는 언니예요~
유명한 화보집에 꼭 한 번씩 등장하는 나무라는데...혹~ 보신 분 있으세요?
천제단 아래쪽에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눈꽃과 함께~
문수봉에서
문수봉 쪽에서 바라본 장군봉 모습...눈보라땜에 장군봉의 늠름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네요~
구름이 제아무리 떠오르는 태양을 감추어도 찬란한 빛마저 감출 수는 없나봅니다. 덩달아 업~된 쪼매난 이뿐이^^
눈꽃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