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수락산, 2000/09/17, 기다려왔던 조촐한 산행

산친구_덕이 2008. 10. 28. 01:40

밤새 탐스럽게 내리고 있는 보슬비를 바라보며 또 맞을 각오를 다지며 꿈나라로...

밤늦도록 독서에 열중한 결과 늦잠을 자고 말았기에
도시락 하나 달랑 둘러메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파란하늘, 보드라운 햇살, 오랜만에 맞이하는 해맑은 날씨에 발걸음도 가볍게...

예상외로 저조한 참석율에 잠깐 놀라긴 했으나
많으면 반가운 얼굴들이 많아서 좋고
적으면 오손도손 조촐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또 좋다.

산을 오르니
졸졸졸 흘러 내리는 계곡물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지난 여름내내 늘 곁에 두고 가장 친숙했었던 물.
한 모금의 얼음물에 감동하여 가슴 찡했던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이 맑은 물들을 오래오래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잔잔이 불어오는 가을 바람은
땀 뻘뻘 흘리며 가슴벅차했던 여름산행의 묘미를 모두 빼앗아 가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을산행을 가장 좋아하는것 같지만 나는 사계절 모두가 좋은것 같다.
겨울산행이 가장 인상에 남고 그 다음이 봄, 여름, 가을.
(눈이오나 비가와도 산친구는 산행을 합니다...정말 멋있죠?)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점심을 맛있게 나누어 먹었는데,
요즘은 초지일관 도시락 하나로 버팅기는 내가 무안할 정도로 디저트가 풍성하다.
(공포의 계란말이...그 화려했던 초보 시절이 새삼 떠오른다.^-^)

짧은 산행코스라기에 너무 빨리 하산하지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암벽위에 자일을 매다는 모습을 바라보며 또 하강연습인가 했는데
이번엔 맨손으로 모두 올라가라는 마스타님의 특명이 떨어졌다.
높이 4 ~ 5미터 정도였기에 쉽게보았다가 혼쭐났지만
보람찬 시간이었고 약간의 자신감도 얻었다. (암벽 등반은 처음이었기에...)
산친구 모두의 몸무게를 버티며 끝까지 안전을 지켜주셨던
창기형님께 가장 감사드리며 잭슨형님과 마스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공식 뒤풀이가 있었던 시절엔
산행끝나는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뒤끝이 없었는데
요즘엔 산행이 끝날 때 쯤이면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빨리 집에가서 안락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유혹에 늘 흔들리는 자신을 바라보며...

월출산을 기약하며 꿈나라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산친구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일주일 맞이 하시기를 기원하며...

* 산행코스 : 당고개역-학림사-389-540-수락산 정상-내원암-금류폭포-옥류폭포-마당바위-수락산 유원지

수락산 - 산행후기 보러가기 (클릭)


언제나 여유만만한 마스타님~




떠기도 일단 물 한잔 먹고~


화창한 날씨에 수락산으로 룰루랄라~ 나들이 갔는데...


에구머니나, 이게 무신 날벼락~ 바짝수구린 덕이^^




끝난 사람들은 편안한 휴식 & 감상~




안전산행을 이끌어 주신 여러 선배님들께 감사~


에구~ 늘어진다.